쿰쿰한 서재
태백산맥 1, 조정래 작
김힐링
2010. 6. 21. 14:32
시대의 거대한 파도를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하는가. 김범우, 염상진, 하대치, 손승호 그리고 또 다른 인물들은 각기 자기가 처한 상황, 받은 교육, 자라온 환경에 의해 재단되어서 그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대한 파도를 타넘고자, 돌파하고자, 흐름을 타고자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파도에 쓸려가 버릴듯한 느낌입니다.
사회주의, 민족주의, 인본주의, 또는 금권주의 같은 삶의 기준에 따라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나아가지만, 그것 모두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 환경에 의한 인간의 지배가 아프게 느껴집니다.
1. 양면적이고 이중적인 의식은 예민하고 날카로운 자기 성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떠오르는 의문을 무시한채 한 길로 간다면 그것은 자기 성찰의 부족이며 스스로에 대한 만행이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연마해서 양면성이 통합될 때 그것이 정말로 자기가 원하는 것이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열정에 불타오를 수 있는 것이다.
2. 누군가에 대한 시기심에 뿌리는 둔 의지나 욕구는 2% 부족하다.
3. '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가 빨갱이 맹근당께요'- 이 구수한 사투리 속에 작가는 무지한듯 보이는 민중이지만 그 속에서 진정한 민중의 뜻과 힘이 나온다고 말하고 싶은 것같다. 하지만, 나라와 지주라는 외부 환경에 휘둘리는 민중은 역시나 나약하고 무력한 존재가 아닌가.
4. '제멋대로 열등감을 품고 있는 사람을 대하기가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를 김범우는 새삼스럽게 느끼고 있었다. (중략) 김범우는 귀찮은 오해를 막기 위해 정색을 하며 힘을 넣은 목소리로 말했다.' : 제멋대로 열등감을 품은 자를 대할 때는 더 큰 힘으로 눌러야 하나?
5. '남로당은 어쩌면 남쪽 전역에 걸친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믿었는지도 모른다. (중략) 남로당은 군정과 정치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고, 민중들은 군정과 경제투쟁을 하고 있었다.' : 정치가와 민중의 시각차. 현재에도 존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