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시간의 하루를 보내고 밤 늦게 한인 민박 '마리 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죽은듯이 자고 나서 깬 아침에 파리 여행을 나섭니다.
찬 공기가 코를 통해 폐속으로 흘러드니 마음이 더욱 상쾌해집니다. 어제 도착할 때는 어두워서 놓쳤던 파리의 풍경이 눈으로 흘러듭니다. 고전적으로 보이는 높지 않은 아파트들이 이 곳이 파리임을 일깨웁니다.
첫 여행지는 앵발리드 기념관 : 상이군 회관 쯤되겠습니다만, 실제론 나폴레옹이 묻힌 군사 박물관과 함께 있는 역사가 서린 건물입니다. 파리의 지하철을 처음으로 이용해 보기로 합니다. 지하철 표 묶음인 '까르네'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지하철역. 퀴퀴한 냄새와 우중충한 불빛이 파리 지하철의 나이를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첫 지하철 여행은 험난합니다. 15분 연착. 파리 지하철은 항상 이럴까 싶었지만, 그 뒤로 1번 더 겪었을 뿐.
험난한 지하철 여행 끝에 도착한 앵발리드는 멀리서도 보입니다.
녹슨 청동대포와 해자는, 이곳이 예전에는 군사적 목적으로 쓰였던 곳임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광장의 넓이와 높은 영웅의 석상, 그리고 그 영웅이 들고 있는 창과 창의 녹은 저로 하여금 세월과 노고, 그리고 약간의 위압감을 느끼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