쿰쿰한 서재

닥치고 정치, 김어준, 2011

김힐링 2012. 1. 2. 23:03
저의 2011년 마지막을 장식한 책은 <닥치고 정치>입니다.

가만 생각해보면, 2011년을 대표하는 단어는 '꼼수'아닐까요? <나는 꼼수다>에서 시작된 '꼼수'라는 말은 언덕위에서 굴린 눈덩이처럼 2011년에 벌어졌던 수 많은 '꼼수'들을 모아서 엄청난 충격파가 되었습니다.

그 덕택에 김어준의 책 <닥치고 정치>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을 보면, 김어준의 말대로 모두가 '가카'덕분이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조중동 언론' 덕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이 책 <닥치고 정치>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하나의 단어는 '통찰력'이었는데요, 저자는 책 뒷 부분에서 '통섭'이라고 하더군요. 사전에는 앞 단어는 '사물을 환히 꿰뚫어 보는 능력', 뒷 단어는 '막힘이 없이 여러 사물에 두루 통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공부를 안했다, 무학이다라고 하면서 사실은 이것저것 두루 공부했다고 하고 있는 것이죠. 공부가 꼭 책 보는 것만 공부이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김어준의 공부가 어떤 것이었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훌륭한 인터뷰어가 되기전에 쌓았던 소양 말이죠. 

지난 해 첫날 펴 들었던 책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보면서 떠올렸던 단어도 마침 '통찰력'이었습니다.

리딩으로 리드하라 (양장)
국내도서>자기계발
저자 : 이지성
출판 : 문학동네 2010.11.17
상세보기

'고전을 읽어야만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가 제가 얻은 결론이었죠. 김어준도 고전을 많이 읽었던 걸까요?
그의 말 중에 '옳기만 하면 뭐해. 거기에 맥락과 인간과 타이밍이 없잖아.'는 마침 <중용>을 떠올리게 했거든요. '중용'은 결코 양끝을 정해놓고 그 한 가운데 서는 것이 아니라고 도올 선생님이 말씀했지요. 그래서 '중용'은 진보진영에 대한 따가운 충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사실, 보수 진영에 대한 비판으로 가득찬 책이 아니라, 답답한 진보진영에 대한 애정어린 충고로 보는 것이 맞을 겁니다. <나는 꼼수다>를 들었던 독자들이라면, 진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무릎을 탁 치거나, 맞는 말인 것은 같은데 왠지 억울하거나 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지요.



인터뷰 형식으로 꾸며져 있는 이 책에는 <나는 꼼수다>의 시작도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깨달았습니다. 아하 이 것은 한국판 '재스민 혁명'이구나.
티브이와 신문, 하다못해 포탈서비스까지 꽁꽁 묶여버린 현 상황에서 기득권이 쫓아가지 못하는 빠른 트렌드를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성공했구나.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본질은 '진정성 있는 컨텐츠'에 있구나. 그 것을 갖추고 난 후에야 마이너에서 메이저를 지향할 수 있겠구나.

저는 이제 한의사판 '나꼼수'를 만들고 싶습니다.


닥치고 정치
저자 : 김어준
출판 : 푸른숲 2011.10.05
상세보기


ps. 박근혜의원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것은 '박한 감독의 에피소드' 우리 팀이 안되는게 두 가지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