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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의 두 번째 책을, 순서를 바꿔 세 번째로 읽었습니다.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를 먼저 읽었죠.
글래드웰의 책은 놀라운 예시들로 어렵지 않고 흥미를 유발하면서도, 예시와 예시를 연결하고 거기서 추려낸 유익한 지식과 적절한 권유까지 해주는군요.
그래서 이 책들이 자기계발서의 항목에도 있는 것을 본 듯 합니다. 잘 안어울리는 분류라고 생각합니다만.
책을 한 줄로 요약하면, '눈 깜빡하는 짧은 순간(blink)의 직관이 장시간의 고찰보다 정확할 수 있다.'입니다.
이 짧은 순간의 직관은 의식적으로 계산하고 추리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레벨에서 스스로 인지하기도 전에 불쑥 떠오르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작동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우선은 그 분야에 오랜 시간 집중 연마를 할 것. 두 번째는 긴장이나 (시간적 압박)은 직관을 방해한다는 점.
특히나, 한의사의 입장에서는 시간의 압박을 받는 쿡카운티 심장 병동에서 닥터 레일리가 신호등으로 삼은 '급박한 위험 요인' 사례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의사들은 언제나 오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만 하지요. 레일리의 세 가지 '급박한 위험 요인'은 위험 요소를 단순화하고 넘치는 정보를 차단해서 빠르고 바른 결정을 내리게 도와주었습니다.
저에게도 가끔 이런 직관의 순간이 옵니다. '아, 이 환자분은 위급하구나.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구나.' 또는 '아, 이상하다. 뭔가 다르다'.
이 때는 좀더 조심하고,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바쁜 와중에 이런 직관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 이 것은 앞으로 저와 저의 환자를 크게 도울 수 있는 경우가 생길 것 같습니다.
과거를 떠올려 본다면, 제 선생님께서 '환자의 생명력을 한 번에 파악하라, 한 눈에 그 사람의 생명력을 보아야 한다' 하신 말씀이 오버랩됩니다. 저에겐 아직도 닦아야할 직관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글래드웰의 책에서 교훈을 찾으라면, 이런 것 아닐까요?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라, 시간을 투자 해라.
아웃라이어에서 자주 인용되는 '1만 시간의 법칙'이라던지, 이 책 블링크의 '직관의 순간'에 다다르기 위한 '엄청난 시간들'. 재밌는 사례, 유익한 지식에 교훈까지 주는 책은 그렇게 많지 않더군요. 다음 책도 읽어봐야 겠습니다.
같이 보면 좋은 드라마 : Lie to me - 인용된 사례 중 실번 톰킨스과 폴 에크만의 얼굴 읽기-FACS 사례를 드라마로 만든 것 같더군요. 열심히 보다보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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